헤겔의 철학은 비매개적이면서 직접적인 인식을 출발로 한다. 그리고 이러한 직접적인 인식이 서술을 통한 내재적 비판을 거쳐서 과거의 논리가 보완된다. 즉 추상적으로 시작한 인식은 구체성을 자연과 정신으로부터 획득하면서 과거의 자신을 보완하면서 나아가고, 그 최종목적지는 모든 구체적인 것의 기본이 되는 가장 추상적인 것이다. 에를들어<<정신현상학>>은 자신과 분리된 외부의 대상에서 진리를 구하는 자연적 의식의 가장 단순하고 직접적인 인식 태도인 감성적 확신에서 시작하여 정신이 타자 및 세계와의 통일 속에서 총체적이고 투명한 자기 인식에 도달하게 되는 절대지에 이르는과정을 서술한다. 오늘은 이러한 두루뭉술한 헤겔의 사상을 헤겔의 문헌을 통해서 구체화를 하려한다.
1. 헤겔의 논리학과 응용논리학
프랑스 구조주의 학문이 자아,이성,인격을 환경과 역사로부터의 독립성을 부정하기 전에는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은 사유와 존재의 통일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서술하느냐에 따라서 고급철학이냐 아니냐가 갈렸다. 헤겔의 경우는 자연속에서 발견되는 논리학과 정신속에서 발견되는 논리학을 순수한 논리학으로 포섭했다. 자아가 자기자신을 자연과 정신속에서 논리학을 매개로 발견했다고 말할 수 있으며, 자연과학과 정신과학을 자아내부로 통합했다. dlfm
"이 처럼 학문은 세 부분으로 나뉜다"
I. 논리학, 즉자-대자적 이념의 학
II. 그 타자 존재 속에 있는 이념의 학으로서 자연철학
III. 그 타자 존재에서 자기 안으로 복귀한 이념으로서 정신의 철학" (E, §18)"
여기서 I에 해당하는 논리학은 동일률, 모순율, 배중율을 뜻하는 형식논리학이라기 보다는 형이상학이다. 칸트와는 달리 통각작용을 통해 자아의 내부에 있는 12범주의 논리학과는 달리, 이 세상 자체의 법칙이다. 즉 전칭판단, 특칭판단과 같은 사유규정과 더불어 존재 규정까지 포괄하는 형이상학을 의미한다.
"본래적인 의미의 형이상학이며 순수한 사변 철학"이다.
<<대논리학 I>>, 22(L I, 16)--이하 대논
"이제 논리학은 순수 이성의 체계이자 순수한 사상의 왕국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왕국은 곧 아무런 외피도 걸치지 않고 즉자-대자적으로 존재하는 진리 그 자체일 뿐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 논리학의 내용이 곧 자연과 유한한 정신의 창조에 앞서서 이미 그 영원한 본질 속에 깃들어 있는 신의 서술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대논리학 I>>, 37/L I,44)
하지만 이 논리학은 자연철학과 정신철학의 매개를 거치지 않는한, 여전히 형식논리학과 같이 어떤 경험적 현존재를 매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형식논리학이다. 이와는 달리 경험적 현존재속에서 논리학 혹은 이념이 구현된 학문을 헤겔을 실재철학이라고 말하며, 이는 자연속에서 자연의 논리가 드러나는 자연철학(II)--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을 생각해보자--, 역사속에서 정신의 논리가 드러나는 정신철학(III)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III)은 자연과 정신속에서 논리라는 형식과 규정을 발견하여 가장 추상적인 (1)의 논리학이 모든 실재철학의 근원임을 발견한다. 즉 논리학의 이념이 자연과 정신속에서 발현되어있음을 논리학 자기자신이 발견한다. 그러므로 (I)-->(II)-->(III)으로 자기자신으로 복귀하는 진보를 보여준다.
"그런데 이제 진리와의 관계 속에서 논리학만 거론될 뿐이지 학이나 철학 일반은 아직 거론되지 않는 까닭에 또한 여기서 시인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형식적인 학으로서의 논리학은 결코 철학에 속하는 다른 부분들인 자연의 학이나 정신의 학이 내용으로 삼는 그런 실재성을 포함하는 것은 아니며 또한 그럴 수도 없다는 것이다[(I)가 여기서 발견된다--괄호는 본인 삽입]....그보다도 논리학은 이념이 궁극적인 단계에까지 으르는 고양의 과정을 나타내 보이는 것으로서, 결국 이념은 이러한 단계를 발판으로 하여 자연의 창조자가 되면서 동시에 구체적인 직접성을 띠는 형식으로까지 발돋움하는 셈이지만[(II)의 과정이 여기서 발견된다), 그러나 이러한 직접성의 개념은 마침내 구체적 정신으로서의 자기자신이 되기 위하여 다시금 구체적인 형태를 타파하기에 이르는 것이다.[(III) 구체적인 자연철학과 정신철학에서 헤겔의 형식논리학 자체로의 복귀하면서 구체성을 버린다. 즉 구체성을 획득하고 나서야 논리학은 자신의 근거를 확보할 수 있다]
<<<대논리학 III>>,43/L II, 264>>
자연과 정신이 논리적 이념을 근거로 하고 있고 자연철학과 정신철학이 그 학문적 타당성을 논리학에 의존하고 있는 한, 실재철학은 헤겔의 논리학이 자연과 정신속에서 구현된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헤겔을 논리학이 구현된 철학을 응용논리학이라고 부른다.
" 우리가 이상의 논의에 의거하여 논리학을 순수한 사유 규정들의 체계로 간주한다면, 반면에 자연철학과 정신철학이라는 철학의 또 다른 부분들은 이를테면 응용 논리학으로 나타난다. 왜냐하면 논리학은 이 다른 부분들에 확력을 주는 영혼이기 때문이다" (E, §24)"
2. 헤겔은 분명히 오리엔탈리스트가 맞다:오리엔탈리즘으로 볼 수 있는 근거 문헌
"여타 학문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자연과 정신이라는 형태들 속에서 논리적 형식을 인식하는 데에, 다시 말해 그런 형태들이 순수 사유가 지닌 형식들의 특수한 표현 방식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식하는데에 있다" (E, §24)"
이 부분은 나중에 들뢰즈와 동북아시아의 인식의 기초 그리고 로마서 2장에서 바울이 자연속에서 하나님을 뜻을 찾을 수 있다는 신학의 주석을다룰때 다루겟지만, 헤겔은 자연을 논리학적인 법칙이 드러나지 않는한 인식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을 지적하는 것은 독일관념론이 단순히 유대인과 유색인에 대한 경멸의 코멘트가 존재했다는 것을 근거로 헤겔의 철학이 오리엔탈리즘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문화가 자연을 바라보는 방식을 비합리적이라고 바라볼 수 있는 근거가 충분히 내재되어 있기 떄문이다. 여기서 한가지만 짚고 넘어가자면, 주역의 巫(무당의 무)는 동북아시아 사람들이 자연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이것은 자연속에서 자신이 살아야하는 방식을 점치는 인식이라, 자연과 문화적 표면이 연결되어 있다(이정우:2018). 이는 자연의 물리적 현상속에서 물리학적인 법칙을 발견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자연의 물리학적 현상을 문화적 판단의 범주인 길,흉,화,복으로 규정하는 것임을 뜻한다. 이에 대해서는 <주역을 다룰때 깊이 다루도록하겟다>
참고문헌
E= Enzyklopa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Werke 8-10
L= Wissenschaft der Logik, Werke 5~6
국내문헌
헤겔, <대논리학>, 임석진 역, 벽호 , 1994
이정우, <세계철학사>, 길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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